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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춤을
황유원
-김뜻돌의 노래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에서
봄꽃이 피고 지는 동안 비가 여러 번 내렸다.
한 번은 우산 없이 나섰다가 갑자기 퍼붓는 비에 근처 정자로 뛰어들기도 했다.
예전에는 비슷한 상황이면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비를 맞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였을까,
비에 젖은 게 싫어진 건 산뜻한 기분에서 벗어나면 불편함을 느끼게 된 건.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둘러보니 정자지붕 쪽에 우산이 하나 끼어 있는 게 보였다.
그걸 쓰고 돌아갈까 하다가 옆에서 함께 비를 피하던 젊은 부부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곤
다시 과감히 빗속으로 뛰어나왔다. 젖은 옷은 말리면 된다. 젖었다고 투덜대지 말고 대신
춤을 추자. 빗속에서 춤추는 사람을 당할 자 이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조선일보 4월 25일 발표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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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 1982년 울산 출생.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시 등단. 1982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종교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인도철학과 박사과정 2013년《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제3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 시집『세상의 모든 최대화』『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가 있음.
황유원 시집 <세상의 모든 최대화> 민음사 2015. 12 제34회 <김수영 문학상>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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