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이 울어 해는 뜬다나의 이야기 2026. 2. 14. 00:01

이지엽 그림 닭이 울어 해는 뜬다
안도현
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첫닭이 운다
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다
닭이 울어서 해는 뜨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처음 눈 뜬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울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울었기 때문에
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사랑하는 이여
당신하고 나하고는
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
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
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세상의 끝으로
울음소리 한번 내질러보자******************************************************

안도현 시인 
신안 증도 일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으로 창을 내겠소 (30) 2026.02.18 설날 (53) 2026.02.16 김종원 시 봉개동 (53) 2026.02.13 곤드레 나물볶음 (43) 2026.02.12 김영랑 시 '내음' (53)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