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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 가면
김길순
그 곳에 가면
푸른 나뭇잎들이 드리워진 시골집
아침 햇살이 들면 지저귀는 새들과
여름끝자락엔 매미들도 울어대었지.
그 곳에 가면
화려한 보석 같은 무당벌레는
창문을 수놓으며 기어오르고 있었지
엄마 등에 업힌 아가같이
창살에 붙어있다가도
살금살금 치마폭에 기어오르는
전생의 나의 인연 같은……
그 곳에 가면
두꺼비 창밖에서 인사를 하고
꿈꾸는 꽃씨들이 있는 자연의
인연들을 만날 수 있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