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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오고
김길순
하늘을 가르며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거실로,
분주한 주말 토요일, 북경 간 아들이 온다는 전화에,
미용실에 다녀와야하고, 오후엔 출판기념회에 다녀와야 하고,
친구가 찾아온다하고, 택배가 온다하고,
오후
출판 기념회에서 퍼포먼스가 있었다.
노숙자
찬 바닥에 누워 소주병 비우고 신문지 덮고
잔다. 아침햇살에 눈 부스스 뜨고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지는 모습을 그리는
시인의 연기에서
고달픈 삶을 연기로 보여주었다.
돌아오는 길
여름바람이 살랑살랑 가슴에 들어오고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에 주름이오고,
북경에서 서울 도착했다는 전화가 오고
아무래도 어둡기 전
아들 침실을 깨끗이 정리해둬야겠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월요일 오후3시
비행기는 북경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