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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 속에 사는 가시나무새
    전체보기 2012. 1. 9. 17:08

     

     

     

     

     

     

     

     

     

     

     

     

     

     

     

     

     

     

     

     

     

     

     

     

     

     

                  가슴 속에 사는 가시나무새

                                                     김길순 

     

    내 나이 스무 여덟에 예쁜 딸을 낳았었다.

    젓을 물고 초롱초롱 엄마 얼굴을 쳐다보는

    그것이 아이의 재롱이었었다.

     

    여름밤 꿈에 바닷가 해변을 거닐었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아이의 손을 놓고 나 혼자 돌아오다가

    뒤 돌아 보니 아이는 간곳이 없었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나 옆을 보니

    아가가 눈을 꼭 감은 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온 세상이 꺼지고 내가 천벌을 받은 느낌이었다.

    울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 때는 방배동 일대가 산이었다.

    아침이슬이 영롱한 거미줄을 헤치며 산을 오른 그이는

    산상봉에 딸을 묻고 돌아왔다.

     

    나는 한동안 세상을 무서워했다.

    산만 쳐다봐도 눈물, 버스를 타도 눈물,

    어딜 가도 눈물이었다.

     

    모진 목숨이 사람인가,

    나는 삼남매를 낳아 길렀다.

    처절하게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지금은 도시의 집들이 들어선 방배동

    불도저로 밀어버린 방배동 뒷산

     

    그래서 산에서 울던 작은 새가                                       

    내 가슴에서 울다 가는 그 새가

    찔리고 아픈 가시나무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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