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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대하여
김길순
용마산 지하터널 공사하느라 합판에 망치질 소리
아래층에서 벽걸이 TV단다고 전기 드라이브 돌리는 소리
이참에 나도 스텐레스 들통에 숨구멍을 내야겠구나 하고
아래층으로 합세 했다.
찍하는 굉음에 이웃 아저씨 나와서 누가 이렇게 소리를 마음대로
내고 난리부루스를 하고 있냐고 웃으며 으름짱 같은 한마디 하고 들어갔다.
몇 년 전 만 해도 강아지 짓는 소리에 주민들 신고가 날마다
벽보에 붙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조용해졌다.
멀리 개짓는 소리가 그립다.
폭설이 내린 길 위로 광고판을 단 차 한 대 지나간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어요. 여기 보이는 번호를 찍어야 경제가 산다고
외치는 소리 들린다.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겠지만 눈덮힌 거리라
서서 듣진 않고 사람들 지나간다. 추운 날씨 탓인가.
인류무형 유산으로 인정받았다니 뉴스 중에 제일 반가운 소리이다.
이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의 건강을 감사하며 망치소리도
삶의 연장이니 말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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