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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지나자
김길순
부슬비 오는 날
입춘이 지났다고 벌써 내부 집수리 망치 소리가 들린다.
딱 딱 소리만 들어도 대충 어느 정도의 공사인지
누워있어도 가늠을 하게 된다.
타일을 전기톱으로 깎는 소리 고막을 울린다.
경비 아저씨가 조금 전에 공사한다고
소리를 참아달라는 내용에 사인까지 받아갔다.
반질반질 반들반들 곱게 단장하는 집수리 소리
봄기운을 타고 생동하는 삶 노동의 소리다.
비 오는 날 공치지 않고 일이 있어 좋아하는
목수의 대못박는 소리만 들어도 알 것 같다.
딱 딱 딱 그리고 약하게 딱 네 번은 박아야 못이 들어가나 보다.
완성의 못질이 끝나면 즐거워하는 목수의 얼굴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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