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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면
김길순
넓은 하늘에 구름이 일지 않는 하늘은 하늘이 아니고 구름이 가끔 떠가는 하늘이
하늘다운 하늘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6월, 이토록 푸른 잎들이 무성한 6월 우리
금수강산에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 있었다.
언제 부터인가 나는 빨강장미 넝쿨이 담장을 타고 오르는 6월이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이 떠오르고 이어 국립묘지에 장병들의 묘비가 생각난다.
그 피눈물 나는 가족들의 아픔도 반세기가 훨씬 넘었다. 아들의 생사를 기다리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부모님 그리고 가족들 그 애간장 타는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하랴.
푸른 잎이 하늘거리는 가로수를 보며 6월 속에 내가 서 있다. 6월은 잔인한 달이기도
하고 그 아픔을 푸른 잎으로 치유해주는 녹음의 계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