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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감기
김길순
목이 타서 냉커피를 마시고
갈증이 나서 수박화채를 먹고
땀이 나서 팥빙수를 먹었더니
가슴 속은 온통 펭귄이 사는
얼음 나라로 바뀌었나 보다.
맑은 콧물에
밭은기침이 나온다.
와! 여름 휴가 끝난 내과 병원
사람들이 와글와글
따끔한 주사바늘이
나의 신경을 건드리고
여름비 내리는 시장 거리를 지나
흔들리는 간판을 보며
술 취한 사람처럼 갈지자 걸으며
지척인 집이 십리나 되는 것처럼
가까스로 집을 찾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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