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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김길순
지나치다 보면 괜히 기쁜 소식이 올 것 같은 예감을 주는 우체통
몇 년 전 우체국 옆으로 이사를 온 후 부턴 내 집 드나들듯 편리 했었는데
올 정초에 이사를 갔다. 이유를 물어본즉 장사가 안 된다고만 했다.
짐작으로는 주위에 아파트 건설로 철거할 집이 수천가구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한 이유구나 하고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
추운 아침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물어왔다.
저 옆에 우체통에 넣을 편지우표는 어디서 파느냐고 했다.
나는 준비된 우표를 붙여서 넣는 줄로만 알았기에 막상 머뭇거렸다.
빨간 우체통은 우릴 보고 손짓하는데
아주머니는 두리번 해도 문방구가 없자 마트로 주민 센터로 들락날락 하는걸
보고 정류장을 지나와서 궁금하다. 아주머니와 우체통이 교차로 보이며
샐비어 꽃 같이 내 마음 속도 빨개지는 하루였다.
서국희 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