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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
김길순
아파트10층 창문을 열면
밤이면 빨간 십자가 불을 켠 교회당 건물이
몇 집 건너 보인다.
한낮 거리를 지나다 올려 보면
옛 종탑에 종은 보이지 않고 삼각형
꼭대기 위에 십자가만 보인다.
어릴 적 시골에 살 때는
멀리 수백 미터 떨어진 교회당에서
새벽기도를 알리는 종소리가.
어린나의 귀문을 노크 해 주었다.
새벽 종소리가 들리면 사립문을 고이 여시고
교회당을 향하시던 어머니의 발자국 소리
지금도 기억 속에 있다네.
눈 내리는 겨울이면 종치는 집사님이 거룩하게 보였다네.
“빅틀위고”작 <노트르담 드 파리>에 나오는 꼽추 카지모도 종치기가
종을 친 기억이 되 살아나는 시간이다.
이 젠 그 성스러운 종소리도 소음 속 공해로 사라지고
밤 창문을 열면 십자가 빨간 네온사인으로
시각 만으로만 보여주고 있는 종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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