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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고급중학교교과서 황톳길을 읽고나의 이야기 2018. 1. 8. 01:00
조선족고급중학교교과서 황톳길을 읽고 / 김길순
전국조선문교재심사위원회 2017년 심사통과된 조선어문 교과서 <황토길>필수1
(연변교육출판사)이 나왔다. 이 책은 제1단원에서 제4단원까지 나와있는데, 한국의
시인과 조선족 시인은 제1단원에 실려있다.
제1단원에는 라희덕, 류치환, 고정희, 윤동주, 안도현, 강은교, 황송문, 김춘수,
리상화, 김영랑, 리성복, 리 상, 김순석, 김상오 시인의 시가 실려있다.
제2단원에서는 김관웅의 평설이 눈길을 끌고,
제3단원에서는 장정일의 칼럼이 관심을 끈다.
제4단원에는 강순의<맛있는 김장김치를 담그려면> 하는 글도 나와 있다.
제1단원에서는 황송문의 시 <까칩밥>에 대한 해설이 우리 정서에 맞게 다가온다.
우선 그 해설부터 살펴보고 시를 감상하기로 한다.
*열독제시 - 이 시에서 시인은 일부 사람들이 핏대를 세워 목소리를 높여야 제 몫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할 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메시지,
'죽어 살면서' 인생을 익히는 삶의 자세를 권장하는 이 목소리는
톤은 낮지만 울림이 깊다.
확고한 철학적 사고가 배경이 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목소리'이다. 이 시에서 "죽어살아요."라는 말은 얼핏 보면
조용히 고생을 견디며 살아야 한다는 것 같지만 곰곰히 음미해보면
고난을 딛고 새로운 차원으로 거듭나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까치밥 / 황송문
우리 죽어 살아요.
떨어지진 말고 죽은듯이 살아요.
어지러운 세상에서 떨어지지 말아요.
우리 곱게 곱게 익기로 해요.
여름날의 모진 비바람을 견디어내고
금사라기 가을볕에 단맛이 스미는
그런 성숙의 연륜대로 익기로 해요.
우리 죽은 듯이 죽어 살아요.
메주가 썩어서 장맛이 들고
떫은 감도 서리 맞은 뒤에 맛들듯이
우리 고난 받은 뒤에 단맛을 익혀요.
정겹고 꽃답게 인생을 익혀요.
목이 시린 하늘 드높이
홍시로 익어 지내다가
새 소식 가지고 오시는 까치에게
쭈구렁바가지로 쪼아 먹히고
이듬해 새봄에 속잎이 필 때
흙속에 묻혔다가 싹이 나는 섭리
그렇게 물 흐르듯 순애하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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