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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의 속도 모르고
    나의시 2018. 1. 10. 01:00







           남의 속도 모르고 

                                           김길순

     

    한 달 전 부인이 타계한 그 노인에게

    듣기에 거북한 질문들을 한다.

    보기에도 수축해 보이고

    밤이면 한 두 시간 잠을 자면

    잠이 영 오지 않는다는 그 노인에게

    청혼 얘기가 분분하다.

    물론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꽃보다 더 고운 여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부고의 소식을

    카톡에 올린 그분께

    백합 같이 곱고 성품이 아름다운

    혼자 사는 여인이 있다느니 할 때

    눈을 껌벅껌벅 감으며 대답은

    세상에 꽃보다 아름다운

    여인이 또 있을까……


    아직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같은 여인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그 분께는 듣기에 거북한 질문이었으리라.

    남의 속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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