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장면 그릇이
김길순
언제인가
사람의 무리가 소나무 숲속에서
짜장면을 시켜먹는 걸 보았다.
내려오는 길엔
빗속에 나무도 젖고
짜장면 그릇 속에 빗방울이 떨어져
고여지는 것을 보고
날이 저물기 전에
그릇을 가져가기를 바랬다.
오늘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
비닐봉지를 쓴 짜장면 그릇을 보았다.
누군가가 허기지거나 먹고 싶어서
배달시켜 먹었겠구나 생각하다가
왜 눈살이 찌푸려진다지?!
귀찮아도 안에 두었다가
그릇 찾으려 오면 내어주는 것이
사람다운 사람의 미덕이 아닐까?!
'나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느림과 여유로움으로 삶의 쉼표가 되는 청산도에 가다. (0) 2018.04.30 4월은 봄꽃이 있어 (0) 2018.04.25 베란다 항아리에도 (0) 2018.04.18 당진 <심훈 기념관>을 찾아서 (0) 2018.04.13 프리지아와 안개꽃을 (0) 201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