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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정경(情景)나의시 2018. 9. 3. 00:30
중랑천 정경(情景)
김길순
며칠 전 쏟아지는 폭우로 중랑천이 물난리로 범람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쨍하게 해뜨고 갠 아침나절에 중랑천 길 산책에 나섰다.
수마는 풀숲수초들을 핥으며 쓰러뜨리고 지나갔고,
중랑천은 벌써 잔잔히 흐르며 오리 한 쌍이 맴을 돌고 있었다.
해마다 중랑천 둑길에 코스모스가 만발하고, 마치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꽃이 해맑은 햇살에 반짝거리며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그렇게 빛나는 그 길은 보기도 아까운 가을 정경이 되었다.
더러는 운좋게도 살아남은 꽃들이 있기는 하다. 무궁화며 달맞이꽃이며
코스모스며, 아아, 맑은 가을 하늘만 봐도 족하다.
산책길에 불어오는 바람결은 한 아름씩 가슴에 느낌표를 안겨주며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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