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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끔 지하철 잡상인들에게서 그이가 사온 물건들
    나의시 2018. 10. 8. 00:30

     

     

     

    가끔 지하철 잡상인들에게서 그이가 사온 물건들

     

                                                                          김길순

     

    지하철 내에서 내가 사온 물건들은 팔 토시와 돗자리 등이다.

    그 돗자리는 지난해 집수리를 할 때 참 요긴하게 물건을 덮기도 하고

    먼지 가림용으로도 잘 사용했다.

     

    우리 집 그이가 사온 물건들은 세면대 하수도 통로가 막힐 때 뚫어지게 하는

    톱니 같은 플라스틱 줄을 벌써 몇 개나 사다 놓았다. 사놓은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나 보다.

     

    며칠 전엔 허리 아플 때 두르는 좌석 벨트를 또 사왔다.

    한데 아무반응이 없어 잘 못 샀다고 했다.

     

    거실에서 며칠 여기저기 옮겨 다니더니 오늘은 드디어 베란다에 놓여 있었다.

    본인은 차마 버릴 수는 없고 어쩌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마침 오늘은 그동안 세탁기의 수명이 다해서 새로 들여오는 날이다.

    부지런히 공간 정리를 하는 중 베란다에 있는

    허리보호대에 시선이 머물렀다.

     

    사용하지 못하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자고 결론내리고 분리수거에

    던질 수밖에 없었다. 선전하는 말을 그대로 믿은 그이가

    안타깝지만 버려야 하는 씁쓸한 내 심정도 그이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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