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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영 작가의 소설 『박달재』를 읽고나의시 2019. 12. 4. 01:30
이번영 작가의 소설 『박달재』를 읽고
김길순
주인공 푸른이는 일행들과 박달재를 넘어 탐석(돌찾기)에 나섰다.
충주댐 부근 상류 쪽에는 거룻배가 떠 있고
잠수부들은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끊임없이 돌을 건져 올려 배에 싣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탐석을 해가니
강변의 돌밭은 볼썽사납게 되었다.
일행들은 돌을 찾아 어디론지 흩어졌고
푸른이는 찾다 찾다 마지막으로 물속에서 돌 한 점을 찾았는데
그 모양이 잘생긴 여인상처럼 보였다고 했다.
박달재를 넘어오다가 각자 찾은 돌의 품평회가 열렸고
스피커에서는 ‘울고 넘는 박달재’가 들려왔다. 기뻐서든 슬퍼서든
아니면 애달파 서든 울고 넘어야 한다는 뜻이었는지도 모른다.
주인공 이름이 푸른이라고 부르게 된 동기는 군대 있을 때
여군 준사관인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이름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푸른이는 그녀 이름을 테실이라고 지어주었다.
제대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그녀의 마지막 편지를 떠올리곤 했다.
‘박달재에 오르겠어요, 그래서 산등성이의 돌이 되겠어요.
언제고 남녘 푸른이의 바람을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장원주를 마시던 일행들도 모두 나와서 봉고차에 올라탔다.
푸른이도 돌을 소중히 안고 차에 올랐다.
까마득한 세월의 흐름 속, 이 모습이 되도록 녹고 녹아내린
정한을 침묵으로 간직한 채 돌이 되어 오늘에 찾아온 여인.
스피커에서는
도토리묵을 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 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단편소설을 다 읽은 다음에야 <박달재>란
제목의 뜻과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수석과 관련하여 승화시킨 아름다운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소설 <박달제>는 <문학사계>겨울호<72호>139쪽에 실려있습니다.-
장영신 화가 그림 (현대시 100주년 기념 시화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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