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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아 5번 찾지 말고나의 이야기 2020. 12. 25. 00:05
3번아 5번 찾지 말고
김원명
아들놈 휴대전화의 은어隱語들
그 암호를 해독하는 순간에
눈물은 주식主食이 되었다.
1번은 손자, 2번은 며느리, 3번은 아들,
그리고 4번은 애완경,
나는 애완경보다 못한 5번이었다.
끝내는 아들 내외가
산 좋고, 물 좋고, 인심도 좋은
시골 고향 살이 어떠시겠냐고
낙향을 유인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그래 답이라면 떠나야지 하고
편지 한 장 남기고 길을 나섰다
3번아, 5번 찾지 말고 잘 살아라
5번이 3번 너를 배 아파서 낳고,
가슴에 싸서 1번처럼 길렀건만,
애완견만도 못하게 밀려낸단 말이냐
뻐꾸기는
어미도 모른다고 하지만
고향 가는 길
마을 앞 회관을 지날 적에
먼 산보며 할미꽃이 묻거든
무어라 대답해야 하느냐
그저 고향이 좋아서 왔다고
눈길을 피해 얼굴을 돌리는데
남루한 옷자락이 바람결에 떨린다.
돌덩이보다 무거운 발길이
수렁논 소처럼 더듬거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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