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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해의 품으로 박두진
    나의 이야기 2021. 1. 4. 00:05

     

     

    해의 품으로

                                                   박두진

     

    해를 보아라. 이글대며 솟아오는 해를 보아라.

    새로 해가 산 너머 솟아오르면,

    싱싱한 향기로운 풀밭을 가자.

    눈부신 아침 길을 해에게로 가자.

    어둠은 가거라,

    울음 우는 짐승 같은 어둠은 가거라.

    짐승같이 떼로 몰려 벼랑으로 가거라.

    햇볕살 등에 지고 벼랑으로 가거라.

    보라. 쏘는 듯 향기로이 피는 저 산꽃들을.

    춤추듯 너홀대는 푸른 저 나뭇잎을

    영롱히 구슬 빗듯 우짖는 새소리들.

    줄줄줄 내려닫는 골프 른 물소리를 아,

    온 산 모두 다 새로 일어나 일제히

    수런수런 빛을 받는 소리들

    푸른 잎 풀잎에선 풀잎 소리.

    너울대는 나무에선 잎이 치는 잎의 소리,

    맑은 물 시내 속엔 은어 새끼 떼소리.

    던져 있는 돌에선 돌이 치는 물소리.

    자발레는 가지에서,

    돌찍아빈 민둥에서,

    여어어잇! 볕 함빡 받아 입고 질러 보는 만세 소리

    온 산 푸른 것.

    온 산 생명들의 은은히

    또 아 일제히 울려오는 압도하는 노랫소리

    산이여! 너훌대는 나뭇잎 푸른 산이여!

    햇볕살 새로 퍼져 뛰는 아침은 너희 새로 치는

    소리들에 귀가 열린다.

    너희 새로 받는 햇살들에 눈이 밝는다

    피가 새로 돈다. 울음을 올라갈 듯 온몸이 울린다.

    새처럼 가볍도다 나는 푸른 아침 길을 가면서.

    새로 솟는 해의 품, 해를 향해 가면서 .

    박두진 ( 朴斗鎭 , 1916.3.10~1998.9.16 ])

    호 : 혜산(兮山)

    주요저서 : 《거미의 성좌》 《박두진 문학전집》 1916년 3월 10일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

    1939년 문예지 《문장(文章)》에 시가 추천됨으로써 시단에 등단.

    1946년부터 박목월(朴木月)·조지훈(趙芝熏)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함.

    연세대·우석대·이화여대·단국대·추계예술대 교수와 예술원 회원을 역임했음.

     

     

     

    속초 울산바위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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