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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한용운나의 이야기 2021. 3. 26. 00:05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한용운은 1879년 충남 홍성에서 출생하였다.
1896년 동학 가담 실패 후 불문에 귀의하여 1909 <불교유신론>을 발표하는 등
혁신운동을 폈다.
1919년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서명. 투옥되었으며 1926년에는 시집
<님의 침묵>을 간행하였다.
한용운의 시는 개인과 종교적 진리와 예술이차원높은 수준에서 접맥되는
세계를 창조하는 한편 폭이 깊은 은유와 상징적인 시적 진술의 방법론을 실현시켜
한국현대시사의 시상적.형상적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시자적 위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폭이 깊은 은유와 상징적인 시적 진술의 방법을 실현시킴.
-작성 긺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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