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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12월
    나의 이야기 2021. 12. 1. 00:02

     

     

     

    12월  /   황지우

     

    12월의 저녁 거리는

    돌아가는 사람들을

    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

    아내여, 12월이 오면

    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

    내민 손처럼

    불결하고, 가슴 아프고

    신경질나게 한다

    희망은 유혹일 뿐

    쇼윈도 앞 12월의 나무는

    빚더미같이, 비듬같이

    바겐세일품 위에 나뭇잎을 털고

    청소부는 가로수 밑의 생을 하염없이 쓸고 있다

    12월의 거리는 사람들을

    빨리 집으로 들여보내고

    힘센 차가 고장난 차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간다   

     

     *********************************

     

    <<황지우 시인 약력>>
    *1952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본명:황재우).

    *서울대 인문대 미학과 졸업.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沿革(연혁)〉당선으로 등단.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나는 너다』, 『게 눈속의 연꽃』,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및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역임.

     

     

     

    황순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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