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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여자의 분홍빛나의 이야기 2022. 1. 18. 16:31
여자의 분홍빛
최소연
여자의 분홍이 무엇인지 난 알아, 그것은
시럽같은 첫사랑이야 검지손톱에 물든 봉선화 빛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이고 언덕 위에 핀 접시꽃이기도 해 그리고 먼 산에서 들려오는 소쩍새 울음소리야 때론, 여자의 분홍빛은 수평선이 되는 날도 있었고, 강물에 얼굴을 비춰 보기도 했어 여자의 분홍빛이 낙엽을 밟았을 때, 가슴이 으스러지는 소리를 처음 들었어 여자의 분홍빛은 슬픔과 쾌락을 구분하는 중앙선이기도 했어 눈 속의 인동초가 웃는 것도 여자의 분홍빛이 있기 때문이야
여전히 분홍빛으로 나는 나를 로스팅하여 너를 추출하는 중이야
*최소연
강릉에서 출생. 카톨릭 관동대학교 과정을 수료했으며 2018년 <시사사>로 등단했다.
현재 강원도 문인협회 사무처장과 강원 현대시문학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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