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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야-김광균
    나의 이야기 2022. 3. 12. 00:03

     

     

      설야(雪夜) - 김광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 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췬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의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기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찬란한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 <설야 >조선일보 1938,1

     

    *

    이 시는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여기에 "먼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는

    눈오는 밤의 그 고요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뛰어난 기교라 할 수 있다.

    1914년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난 김광균은 송도상고를 졸업한 후 고무공장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틈틈이 시를 썼다. T.E.흄.E. 파운드, T. S. 엘리어트 등 영국 이미지즘

    시운동을 열심히 도입 소개한 김기림의 이론과 시작에 크게 공명하여, 그 영향을

    주고받는 듯하며,'시는 회화다'라는 모더니즘의 시론을 실천하였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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