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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짓고 싶은 집나의 이야기 2022. 8. 27. 00:03
짓고 싶은 집
엄한정
이런 집을 지으려 한다.
바람이 불면 저절로 문이 열리는 집
누구나 마음대로 눕는 곳
손을 대기만 해도 고요히 열리는
고요하여 자연과 하나 되는 집
밤에는 별이 손에 잡히는
적막에 빠져드는 빈 항아리
울퉁불퉁 거친 덤벙주초에 맞추어
기둥을 세우고
못 하나 박지 않은 문에
손잡이는 마음에 두고
번듯한 대문 없이도 살기 좋은 집
춘하추동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집
지리산 화엄사의 선방과
삼척의 죽서루에서 그런 집을 보았다.
*********************************엄한정 아동문학가, 시인
출생1936년 인천 출생. 소속 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학력 성균관대학교 졸업
1953년 아동문학(박목월 추천)지와, 현대문학(서정주 추천)지로 등단
시집 낮은자리. 풀이 되어 산다는 것. 머슴새. 꽃잎에 섬이 가리운다.
면산담화. 풍경을 흔드는 바람. 나의 자리.※ 문학사계 83호(가을) 실린 시 입니다. -작성-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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