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봄
전명수
헌집을 고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서까래가 부서지고 알전구 하나 매달고
가냘픈 뼈대가남아있는 부엌 그 소리에 어두운
찬장에 몸을 숨긴 접시는
서서히 잊히고 있었다
찬장에 포개진 어머니의 봄, 이름도 없는 꽃들이
순서도 없이 포개어졌다
위태로운 접시들은
서로 포개어 사랑하는 법에 함구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잊힌 기억들이
찬장 속에서도 혼란스럽게
꽃을 피우며 피어날 듯 깜빡거리고 있다******************
전명수 시인
대전에서 태어났다.
시집 『문득 지독한 눈물이』『다가간다는 것은』 「 미나리 궁전」『동백꽃이 떨군 고요』
김명배 향토문학상 수상 현재 인문학 , 독서치료, 디카시 강의 중이다.
작성 -김길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마스 캐롤 중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 (97) 2022.12.24 피천득의 <봄>의 앞부분 (90) 2022.12.23 (詩) 겨울 새벽녘 (93) 2022.12.21 눈 오는 날 콩나물국밥집에서 (100) 2022.12.20 (詩) 동치미가 익어가니 (94) 202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