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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콩나물을 다듬으면서나의 이야기 2024. 10. 17. 00:01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이향아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나는 나란히 사는 법을 배웠다.
줄이고 좁혀서 같이 사는 법 물 마시고 고개 숙여 맑게 사는 법
콩나물을 다드맏가 나는 어우러지는 적막감을 알았다.
함께 살기는 쉬워도함께 주기는 어려워
우리들의 그림자는 따로따로 서 있음을
콩나물을 다듬으면서 나는 내가 지니고 있는 쓸데없는 것들 나는 가져서
부자유함을 깨달았다콩깍지 벗듯 벗어버리고 싶은 물껍데기뿐,
내 사방에는 물껍데기뿐이다. 콩나물을 다듬다가 나는 비로소 죽지를
펴고 멀어져 가는 그리운 내 뒷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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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는 지나치기 쉬운 소재를 이 시인은 재빠르게
포착하여 의미 있는 시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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