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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를 기다리는 마음나의 이야기 2024. 10. 23. 00:06
까치를 기다리는 마음
김길순
까치밥을 가리켜 향수의 열매라고 한다. 아파트 정원 감나무의
감을 보기만해도 고향이 그리워진다.
빨갛게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보이더니 오늘은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올려다본
감나무에서 벌써 낮은 위치에 있는 감들은 보이지 않고
맨위 빨갛게 익은 감 몇 개만 보인다.
아직은 잎새와 함께 달려있는 감은
눈에 띄지도 않지만 좀더 추워지고 잎들이 떨어지면
앙상한 가지에 꼭대기에 남은 까치밥만 보일 것이다.
일기예보에 내일은 남쪽지방에서 북상하는 가을비가 세차게
내릴 것이란 보도에 감잎이 또 떨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날이 새면 경비아저씨 단풍잎 쓰느라 수고가 많으신 요즘.
이 가을이 지나면
도심의 아파트 정원의 감나무에도 눈 내리면 까치가 부지런히
까치밥 먹으려고 찾아들겠지.
새소식 기다리는 한국인의 심성이 곱다. 기다리며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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