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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리 / 한흑구(韓黑鷗)
    나의 이야기 2025. 1. 7. 00:01

     

     

     

    보리 / 한흑구(韓黑鷗)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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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

    너는 차가운 땅 속에서 온 겨울을 자라왔다.

    이미 한 해도 저물어 벼도 아무런 곡식도 남김없이 다 걷어들인 뒤에, 해도 짧은 늦은 가을날, 농부는 밭을 갈고 논을 잘 손질하여서 너를 차디찬 땅 속에 깊이 묻어 놓았었다.

    차가움에 응결된 흙덩이들은 호미와 고무래로 낱낱이 부숴가며 농부는 너를 추위에 얼지 않도록 주의해서 굳고 차가운 땅 속에 깊이 심어 놓았었다.

    “씨도 제 키의 열 길이 넘도록 심어지면 움이 나오기 힘이 든다.”

    옛 늙은이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며 농부는 너를 정성껏 땅 속에 묻어 놓고, 이에 늦은 가을의 짧은 해도 서산을 넘은 지 오래고, 날개를 자주 저어 까마귀들이 깃을 찾아간 지도 오랜 어두운 들길을 걸어서 농부는 희망의 봄을 머리 속에 간직하며 굳어진 허리도 잊으면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1연에서 6연까지 중 1연만 올린다.

     

    한흑구(韓黑鷗) 는 보리 얘기를 하기 위해서 보리라는 사물을 선택한게 아니고, 어디까지나 추운 겨울을 견디어 내는 보리처럼, 굽히지 않는 의지와 인고로써 조국광복이라고 하는 영광된 그 한날을 기다리는 우리 겨레의 억센 삶을 나타내기 위해서 차용한 것이라 본다. 

     

    * 한흑구( 韓黑鷗 :  1909~1979(수필가 · 번역문학가) 본명은 세광(世光). 평양 출생. 1928년 숭인상업학교(崇仁商業學校)를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普成專門學校) 상과에 입학 졸업하고 보성전문학교(普成專門學校)  상과에 입학하였다. 1929년 도미하여 시카고의 노스파크대학에서 영문학을, 템플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하였다.

                                           -작성 김길순-

     

    구글 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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