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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숲
박혜로
침대에 누워 노을이 건너는 풍경
마른바람이 갈대숲에 둥지를 튼다
허공이다. 허공에 지나온 발자국 걸어둔
요양병원 음급실 / 콧줄이 호흡을 대신할 때
들숨과 날숨이 기포만 내뱉다가 / 그마저 수시로 놓칠 때면
발가락 끝은 살얼음이다.귓속으로 밀려드는 / 바람이 경계를 넘나들다
벽과 벽 꼬리를 내리는 노을숲 /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이
흙빛 울음을 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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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는 제173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시 심사평을 보면- 박혜로 씨의 시는 구체적이고 상징적인 화법으로
시를 표현한 점이 좋아 보인다.
시적 대상에 깊이 파고들어 힘있는 서정의 세계를
잘 담아내고 있으며 고독과 부재, 그곳에서 시가 빚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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