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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팀목에 대하여
    나의 이야기 2025. 6. 15. 00:28

     

    버팀목에 대하여

               복효근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이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 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을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1991년 계간 시전문지(시와시학상. 신석정문학상.

    박재삼문학상. 시인편견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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