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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미줄
    나의 이야기 2025. 7. 4. 00:01

     

     

     

    거미줄

                    정정례

     

    환하게 웃는 노인의 얼굴에

    웃음얼개가 가득하다 저 거미줄이 웃음이라면

    평생 공중식사를 마다하지 않았던 표정이다

     

    얼개마다 달빛이 걸린다 저 자글자글한 거미줄 속엔

    도대체 몇 마리의 거미가 살고 있었던 것일까

    달빛 파장이 눈부시기만 한데

    잘 직조된 공중 같은 노인의 얼굴을

    흩어지지 않게 얽매고 있는

    저 웃음으로 빨려드는 풍뎅이

    기꺼이 범람하는 조공이다.

     

    허공을 삼키는 웃음 저 웃음에 결려든 것들 많다

    쓸개 없는 웃음 웃음이라고 타박 미소 짓는 할머니와

    삼남삼녀의 다복한 웃음 

    항상 웃는 거미가 노인의 얼굴에 산다

    주름을 따라가면 눈매가, 콧날이 입 꼬리가 다 어미 같다.

     

    **************************************************************

     

    * 정정례

    2010 유심 등단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시레기 꽃피다)등

    청록문학상 수상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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