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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욕탕 때밀이 아저씨
    전체보기 2012. 3. 12. 06:23

     

     

     

     

     

     

     

     

     

     

     

     

     

     

     

     

     

    목욕탕 때밀이 아저씨

                                                                  김길순

     

    한때는 K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었다.

    중년 어느 날 교통사고로 오래 동안 입원 생활을 했었다.

    극심한 생활고를 이겨내지 못한 아내는 돈을 벌기위에

    미국으로 간 후 몇 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고 한다.

     

    병원에서 퇴원할 무렵 그 남자는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기 시작했다.

    돈이 없는 그는 처음 시작한 장사가 포장마차였다.

     

    혼자 몸으로는 이겨내지 못할 노점장사이었기에 젊은 여인 한명을

    도우미로 월급을 주기로 하고 일을 시켰다.

     

    야들야들한 젊은 여인은 물봉선화 같이 상큼한 매력을 지녔다.

    오래 혼자 지냈던 터라 K선생은 그 여인을 물봉선화라 이름지어주고

    매일 포장마차에서 일 할 때만 만나서 사랑을 키워왔다.

     

    너무나 예뻐한 나머지 물봉선화 여인에게 들어오고 나가는 돈을 모두 맡겼다.

    그러던 어느 날 물봉선화 여인은 편지 한통을 남겨두고 자리를 감춰 버렸다.

     

    K선생은 건강도 잃고 돈도 잃고 물봉선화여인도 잃고

    오갈 때 없어 어느 체육관으로 전전하다 끝내는 쫒겨났다.

     

    학생들이 노숙자를 들여 놓지 말라고 하여

    체육관 관장도 사정은 딱하지만 내 보냈어야 했다고 한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완전 거지중의 상거지였다.

    어느 날 체육관 학생의 말이었다.

     

    와! 그때 지저분한 그 아저씨 완전 딴 사람으로 보였어.

    얼굴도 깔끔해지고 윤기도 얼굴에 도니

    밥은 먹고 지내는 모양이라고 했다.

     

    사연을 알고 보니 K선생은 운 좋게 식사도 제공받고 목욕도 얼마 던지 할 수 있는

    사우나 집 때밀이로 취직을 한 것이다. 그렇게 보기 싫어했던 학생들도 다행이라며

    모두들 와! 하고 함성을 지르며 축하의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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