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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과 태풍
김길순
한평생 주름 없이 젊음을 유지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흘러간 청춘의 기억을 다림질로 펴듯 보톡스를 맞아 청춘의 기억을
살려보려 하지만 오래 가질 못하고 세월의 무게에 밀려 또 주름이
잡히기 마련이다. 임시변통일 뿐이다.
요즘 성형 때문에 말 잘못해서 싸우는 걸 봤다.
같이 운동하는 여자가 유난히 유방이 커다하여 옆 동료가 가슴을 만지며
혹시 유방 확대 수술을 했는지, 요 라고 물었다.
갑자기 그 소리를 들은 그녀는 무슨 소릴 그렇게 하냐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몸 그대로 살고 있는데 하며 화를 버럭 내며 말을 했다.
함부로 보여 줄 수도 없고 얼굴이 붉어지며 애써 화를 참는 걸 봤다.
원래 좀 풍만한 사람이었다.
성형은 해본 사람이 잘 안다고, 당신이 주름살을 폈구만. 그래서
지레짐작을 하고 함부로 말하겠지 한 후 말다툼은 끝이났다.
오늘 태풍이 온다니 갑자기 주름살이 생각났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물비늘 같이 아니면 소나무 껍질같이
진흙탕 표면에도 어디에도 쭈글쭈글 자국이 남을 수 있다.
주름살도 종류가 있다. 곱게 늙은 노인은 명주실 같은 잔주름이
생기겠지만 만고풍상을 겪은 노인의 주름은 깊이가 다르다.
이렇듯 태풍이여!
수마의 자국을 남기지 말고 바람만 불다가 조용히 비켜가길 바란다.
주름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나이를 먹으면 다 부질없는 얘기다.
마음 편하게 먹고 건강을 유지하면 노년의 아름다움은 빛이 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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