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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 호박 김길순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전 호박은 누렁호박으로 결실을 알려 준다. 바람처럼 살랑살랑 윙윙윙윙 유혹하며 꿀물 모으던 꿀벌도 떠나고 초 가을 되자 벌써 슈퍼마켓 가판대에 수북히 쌓여있는 누렁 호박들 추억을 먹고 산다. 청춘시절엔 호박꽃과 호박벌 누가 뭐라 해도 애호박 주렁주렁 다산에 향기 짙은 꿀부자라네 잘 익은 호박 속을 보면 발갛게 정열을 품고 호박죽으로 식욕 돋워주는 누렁 호박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