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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에서
김길순
신호등은 하라 와, 하지 말라 라는 두 가지
금기와 허용을 제시한다.
빨간 불을 보면 불안하고 파란불을 보면 편안해 진다.
어쩌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건너는 사람은
건너온 후에도 마음이 두근거릴 것이고
파란 불만 고지식하게 기다리다 건너 온 사람의
마음은 평화로울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에서는 아름다운 것일수록
약삭빠르지 못하고 바보스럽고 촌스러울 수 있다.
빨간 불이 켜졌는 데도 한적한 차도에는 사람들이
간혹 신호등을 무시하고 건넌다.
요령껏 건너는 자의 것이 된다.
하지만 요령이 자칫 생명을 내어 줄 수도 있다.
파란불 빨간불 깜박깜박 바뀔즘이면
뛰어 건너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나는 언제나 한발 늦게
애오라지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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