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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 때문에
김길순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아저씨만 만나면 싸운 일도 없는데 썩 반갑지는 않다. 이사 온지 몇 년 동안 꾹 참고
한마디 잔소리도 전하지 않았다. 여름날이 더 힘들었다. 베란다 문만 열면 담배연기가 들어오기가 일쑤였다.
한번은 그 집 아주머니가 인사를 하면서 자기는 도자기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어 틈만 나면 도자기 구입을 하기 위해
여행을 다닐 정도라고 했다. 집으로 와서 한번 보고 가라고 해서 가보니 집안 가득 도자기로 차있었다. 예쁘고 예술성이
높아 보이는 도자기도 많은 것 같았다. 아마도 눈을 감으면 도자기만 보일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아주머니와 베란다에서 얘기도중 윗 층 우리 집을 향해 바라보면서 에고! 이 자리에서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시나
봐요. 했다. 연기가 저희 집으로 다 올라와서 더울 때도 문을 닫을 때가 많다고 하니 부인이 미안하다고 말을 하면서
이 후 부터는 절 때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의 말을 했다.
며칠 뜸 하더니 웬걸 이번에는 다용도실 문만 열면 담배냄새가 들어온다. 가끔 만나는 아저씨 이지만 담배연기가 들어
올 때면 그 아저씨 얼굴이 뿌옇게 겹친다. 제발 담배 좀 끊어 주시면 정말 좋겠는데 무언의 얘기만 보낸다.
북경에 있는 내 아들도 끊는다는 담배 작심사흘이 되고 만다니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하고 박절히 할 수도 없는
내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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