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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만 배부르던 항아리가나의시 2014. 5. 25. 06:00
고독만 배부르던 항아리가
김길순
속이 빈 탓으로
윙하는 소리 내며
가랑잎 지는 가을에는 안으로만 울더니
겨울바람에는 입 꼭 다물고
무념무상으로 지내었지
초봄 말간 하늘 보며 메주 동동 띠워
가슴가득 채워 된장 간장으로 태어나
조선여인들의 힘든 시집살이 한을 채워 준 것 같네.
빨간 고추 까만 숯 동동 띠우는 봄철이면
하늘 보며 미소 찰랑찰랑
고독으로 배부른 항아리 일년 양식 채워주는 봄
행주로 닦은 항아리 반짝반짝
집안으로 미소 가득 받아 드리네.
양평 황토방집 앞마당에 있는 장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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