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룽지
김길순
한식집에서 돌솥 밥을 시켜 먹는데 일행 중
같이 온 중3 남학생이 돌솥에 누러있는 물 누룽지를 맛있게 먹었다.
그의 아버지 말을 들어 보면 전북 운봉이 외가 집인데 가기만 하면
외할머니께서 누룽지를 맛있게 해주셔서 그런가 보다고 했다.
간식이라곤 별 다른 것이 없고 밥을 푼 후에 누룽지 달달 긁어
주먹으로 돌돌 말아 주는 외할머니의 마음이 외손자에게 전달되었나 보다,고 했다.
말을 들은 후에 알게 되었다.
마침 여름휴가를 점심식사 후 운봉 외할머니 댁에 3일 휴가로 떠난다고 했다.
준비물을 쭉 적고 있었다. 한편 학생의 말이 시골에 가면 덥고 모기가 윙윙 거리지만
땀내 나는 할머니 곁이 좋고 외할머니가 끓여주신 고소한 물 누룽지가 그리웠어도
가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빈부를 막론하고 종적(縱的)으로 내려온 가문과 끈끈하게 이어진 육친의 정은 누룽지
한 그릇에도 눈시울을 뜨겁게 적실 수 있는 정이 담겨있다는걸 다시금 알게해 준 시간이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대 사회악 근절 (0) 2014.08.07 '시'란 영화 여주인공 (0) 2014.08.01 여름이면 생각나는 백두산 천지와 금강산 (0) 2014.07.30 음악(피아노)의 영웅 베토벤 (0) 2014.07.24 "어따써먹어" 92세 박순삼 할머니 (0) 201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