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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
김길순
늙어도
아주 곱게 늙었다.
가을이면
미선이가 부럽다.
그 쭈글쭈글한 얼굴에서
순하게 살아온 인생을 읽는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간 후
가시 울타리 속에서 탱자가 익듯이
그녀의 말씨에서는 향내가 난다.
경주 최 부잣집 뒷마을
황남리 과수원 울타리
손짓하뎐 탱자처럼
미선이는 늙어도
아주 곱게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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