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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오이를
김길순
슈퍼마켓 오픈식에 오이열개를 천원에 준다고
입소문이 자자하다. 탁구공을 넘기면서
어디! 구경이라도 가볼까. 했다.
해거름에 슈퍼마켓 당도하자
비닐봉지가 터질 정도로 분주하게 세어 담고들 있었다.
중학교 시절 전체조회 때 교장선생님 말씀이 스쳤다.
오일장이 오면 별 볼일 없는 사람이 거름지고라도 장에 갔다 온다는
말이 있듯이 난 오이가 벌써 냉장고에 채워졌지만 그래도 과일대신
깎아먹어도 되고 운동 후에 나눠 먹어도 되지 않냐 반문하면서.
올봄 같은 가뭄에 꽃피워 열매가 맺을 때까지 가꾼 농부의 심정을
생각해서라도 많이 먹어야 한다.
천원에 열 개 시세가 너무 싸지만 오픈식에 다른 것으로 계산을
채우겠지 하면서 이참에 비닐봉지에 가득 채워온
싱싱한 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