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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어요, 한용운 시를 올립니다나의 이야기 2020. 10. 2. 00:05
♣ 이 시에서 계속 등장하는 '누구'는 <님의 침묵>의 '님'과 동일한 존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자연의 신비를 노래한 것이 아니라, 만해의 의식 세계에서 절대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님'에 대한 찬양과 헌신의 의지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길순-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위의 고요한
하늘을 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이나원 화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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