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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이형기 시를 감상 하고자 올렸습니다.
모래
이형기
모래는 작지만 모두가 고집 센 한 알이다.
그러나 한 알만의 모래는 없다.
한 알 한알이 무수하게 모여서 모래다.
오죽이나 외로워 그랬을까하고 보면
웬걸 모여서는 서로가
모른 체 등을 돌리고 있는 모래
모래를 서로 손잡게 하려고
신이 모래밭에 하루종일 봄비를 뿌린다.
하지만 뿌리면 뿌리는 그대로
모래 밑으로 모조리 새 나가 버리는 봄비
자비로운 신은 또 민들레 꽃씨를
모래 밭에 한 옴큼 날려 보낸다.
싹트는 법이 없다.
더 이상은 손을 쓸 도리가 없군
구제 불능이야
신은 드디어 포기를 결정한다.
신의 눈 밖에 난 영원한 갈증!
※이형기(1933~2005)는 진주 출신으로 16세 때 제1회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
백일장 장원을 했으며 이듬해 문예지로 등단했다. 20세기 후반 한국 시인 중 시를
소재로 삶과 인간문제를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처 : KUB우리방송뉴스 -이형기<모래>전문 김길순 작성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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