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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저작권-김철
    나의 이야기 2021. 1. 27. 06:43

     

     

    저작권

                                      김철

     

    저작권이 대세인 세상에서

    저 하늘

    저 구름

    그 가을

    그 햇살

     

    다 그냥 썼습니다

    어설픈 시 쓴다고

    빚을 너무 많이 짊어졌습니다

     

    한양의원을 소재로 상금 왕창 타고

    술 한 잔 안 샀습니다

    폐지 줍는 할아버지를 글감으로 쓰고

    수레 한번 밀어 드린 기억 없고

    개미 이야기로 지하철에 이름도 걸었지만

    정작 그 개미

    밟고 간 적도 있습니다

     

    시 쓰는데 상처 이별 눈물

    이런 이름들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지요

    남의 아픈 가슴을 신이 나서 휘저었습니다

    집도의(執刀醫)처럼

     

    커피집에서 들려주는 노래 한 곡도

    저작료가 있다는데

    이 모든 것들을 다 그냥 썼습니다

     

    갚을 길도 없는데

    빚을 너무 많이 졌습니다.

     

     

    -시집『먼지였으면 좋겠다』2020년

     

    김철

    전북 김제 출생 2011년 〈현대시문학〉 시 등단. 2017년 〈좋은시조〉 신인상
    2018년 아르코 문학 창작기금 수혜
    시집 『그대 지금 어디 있는가』, 『디지게 보고 잡네유』 『먼지였으면 좋겠다』

                           - 카페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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