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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포옹 -나태주나의 이야기 2021. 5. 6. 00:05
포옹
나태주
남자가 여자를 안아주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남자의 포옹이 정복과 소유와 관용의 표현이라면
여자의 포옹은 용서와 자비와 안식의 표현이다
여자가 남자를 앉아줄 때 남자들은 거센 갈기를 내리고
순한 짐승이 되고 말을 잘 듣는 아이가 된다
알았어요 예 그렇게 할게요
백기를 들고 스스로 항복하는 포로가 된다
세상의 여자들이여 남자들을 안아주라
그러면 당신의 남자들은 모두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했어요
머리를 조아려 안겨 오는 순한 짐승이 되고
사랑스런 아이가 될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안아주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남자들의 포옹에는 부성이 들어있지 않지만
여자들의 포옹에는 늘 모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여자들이여
날마다 순간마다 당신의 남자를 안아주라
그러면 당신의 남자들이 행복할 것이고
당신도 행복해질 것이다
나태주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대숲 아래서.』 『사랑. 거짓말』.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외홍덕기 사진 작가 작품(작약) 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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