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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김길순
거리를 지나오다 보니 솥단지에서
만두가 익으면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고기 왕만두 찐빵 도합 다섯 개가
사천 원이라 쓰여있다.
운동하고 오는 길이라 출출해서 샀다.
내가 좋아하는 만두는 자그마하고
한입에 들어갈 크기가 좋고
속이 훤이 비치는 만두를 좋아는 하지만
집에서 만들면 속을 많이 넣다 보면
훤히 비치는 만두도 된다.
속이 터져 버리는
서글픈 만두도 간혹 나온다.
오늘 사온 만두는 주먹 만하게 크긴 하다.
한입 꽉 물어보면 근사한 재료들이
씹히는 것도 있지만 껍데기 피가 두꺼워
목이 메어 단숨에 넘어 가질 않는다.
단무지 챙겨주는 뜻을 알게 된다.
그들이 애써 만든 고통이
둥글게 부풀어 올랐구나.
더 좋은 재료들을 넣지 못함도
먹으면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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