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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자의 천
수샤오리엔(蘇紹連)
어머니는 천 일곱 자만 사가지고 돌아오셨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왜 내가 직접 사러 가지 않았을까. 내가 말했다. “엄마 일곱 자로는 부족해요, 여덟 자는 있어야 만들 수 있어요.”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전에 만들 때는 일곱 자로도 충분했는데, 네가 그렇게 컸단 말이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만 스스로 왜소해져가셨다.
어머닌 옛 치수대로 천 위에 나를 하나 그리셨다. 그런 다음 가위로 천천히 오려나가셨다. 나는 천천히 울었다. 아! 나를 오려나가셨다. 나를 오리신 다음, 다시 침선으로 나를 꿰매셨다. 그리곤 나를 기워… 사람이 되게 하셨다.※ 대만 시인 수샤오리엔(蘇紹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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