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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형도 - 엄마 걱정나의 이야기 2021. 6. 18. 00:05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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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기형도씨는 1960년 경기도 연평에서 출생하여 연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84년 중알일보사에 입사, 정치부 문화부 편집부 등에서 근무 했다.
85년 동아일보 신춘뮨예에 시 <안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한 그는 이후
독창적이면서 강한 개성의 시들을 발표했으나 89년 3월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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