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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여승(女僧)-백석나의 이야기 2021. 6. 12. 00:05
여승(女僧)
백석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녯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산山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山절의 마당귀에 여인女人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
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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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취: 참취나물.
금덤판: 금점판.
섶벌: 나무섶
머리오리: 머리카락.
따리며: 때리며.일제에 의한 왜곡된 근대화가 농촌지역의 근본적인 토대를 파괴하고 있던 현실 속에서,
백석의 파괴되기전의 농촌공동체의 공동체적 정서를 풍부한 평안도 방언으로 표현해 낸 시인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여우난골 族>,<외가집>,<팔원>,<흰 바람벽이 있어>,등이 있다.
백석시인은 월북 작가로서 지금까지 일반인은 잘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인중에 최고의 찬사를 바쳐도 이의가 없을 분이다.
위의 작품은 한편의 소설같다. 즉, 가련한 한 여자의 일생이다. 금광에 미쳐서
가출하여 십년 넘어 돌아오지않는 지아비 찿아 금광을 전전하다 어린 딸은 죽고
여인은 결국 머리깎고 중이 되었다.백석시인백기행출생1912년 7월 1일, 북한 정주사망1996년 1월 (향년 83세)
학력아오야마가쿠인 대학교 졸업데뷔1930년 조선일보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 경력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 교사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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