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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靑馬 유치환
사랑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
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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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이 시의 화자는 사랑을 받는 것보다 주는 데에서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진리를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작품의 주제를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수미 상관식 구조를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시적 화자는 1연에서 주제에 해당하는 명제를 제시하여 '너'에게 편지를 쓰는 행위뿐 아니라 그 사연까지도 밝고 아름다운 것임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에머랄드 빛 하늘'과 같이 환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우체국에 와서 편지를 쓰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려 보고 있다. 그들의 그리움과 슬픔, 즐거움, 다정함이 담긴 사연들은 마치 꽃밭의 꽃처럼 제각기 피어나며,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 역시 그들 사이의 '진홍빛 양귀비 꽃'이 된다. 이 꽃들은 험난한 세상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헝클어져 있는데, 여기에는 고단한 사람들일수록 더욱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시인의 생각이 담겨 있다. 4연에서는 1연에서 제시한 명제를 반복하여 사랑받기보다 사랑하는 것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작성 김길순-공감은 아래 하트를 눌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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