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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으름넝쿨꽃 외 1편
    나의 이야기 2021. 7. 30. 00:02

     

     

    으름넝쿨꽃

                                                                        구제기/시인

     

    이월 스무아흐렛날

    면사무소 호적계에 들러서

    꾀죄죄 때가 묻은 호적을 살피면서

    일곱살 때 장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의 붉은 줄이 있지

    돌 안에 백일해로 죽은 두 형들의 붉은 줄이 있지

    다섯 누이들이 시집가서 남긴 붉은 줄이 있지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많은 호적의 붉은 줄 속으로

    용하게 자라서 담자색으로 피어나는 으름넝쿨꽃

    지금은 어머니와 두 형들의 혼을 모아쭉쭉 뻗어나가고

    시집간 다섯 누이의 웃음 속에서

    다시 뻗쳐 탱자나무숲으로 나가는 으름넝쿨꽃

    오히려 칭칭 탱자나무를 감고 뻗쳐나가는

    담자색 으름넝쿨꽃

     

    ********************************************************

     

    휘어진 가지

                                  구제기/시인  

     

    열매가

    가득 차면

    가지는 절로 휘어진다

     

    열매를

    다 쏟아내고서야

     

    휘어진

    가지는 비로소

    똑바로 돌아간다

     

    일 년 전

    하던 짓 그대로이다

     

    *******************************************

     

    * 월간문학 2021 여름호8(63)에 발표된시

     

    *구제기

    1978 전봉건 선생님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농업 시편> <모시올 사이로 바람이>

    <목마르다><제일로 작은 그릇>등 20여 권과 시선집 <구름은 무게를 버리며 간다> 등 다수

    평론집<절정 그 광야의 외침-이육사의 전작 시 36편의 특징과 구조분석.충남도 문학상.시예술상본상.

    대한민국향토문학상.현재 40여 년의 초.중.고 교직에서 물러나 산애재에서 야생화를 가꾸며 살고 있음.

     

     

     

     

    홍덕기 사진작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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